종이비행기 접기로 이 구역 놀이터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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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18시가 되면 기합을 넣고 퇴근한다.

일요일까지 2박 3일로 이어지는 별가루와의 특별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길다면 길고(아빠에게는) 짧다면 짧은(딸아이에게는) 며칠 동안 놀이터 한번은 필수다.

나는 단번에 놀이터를 접수할 수 있는 나만의 비기를 꺼낸다.

그 비기는 바로 종이비행기 접기다. (무려 종이비행기 날리기 대회에서 기네스북 기록을 보유한 종이비행기 접기 방법이다.)


종이비행기 접기에 진심인 아빠

어쩌다 내가 기네스북에까지 오른 종이비행기 접기를 하게 되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처음에는 그런 대회가 있다는 것에 놀랐고, 그 대회의 기록이 기네스북에도 오른다는 것에 또 놀랐다.

시작은 유치원에서 접어온 딸아이의 비행기가 구겨지면서다. 딴에 야심 차게 접어온 종이비행기를 엄마, 아빠 앞에서 멋지게 날릴 준비를 마쳤다.

별가루는 의기양양하게 유치원 가방에서 비행기를 꺼내 드는데 물통과 옷가지 사이에서 구겨진 종이비행기가 나왔다.

종이비행기 접기로 주말을 보내는 아빠와 딸

눈물을 흘리기로 작정한 듯 아이의 표정이 비행기처럼 구겨졌다.

나는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얼른 A4 용지로 몇 번의 실패 끝에 비행기를 접었다. 조악한 내 비행기에도 아이는 행복함을 온몸으로 보여줬다.

아빠 된 도리로 그다음 종이비행기는 무조건 더 성능 좋은 놈으로 준비해야 한다.

기네스북에 오른 종이비행기 접기를 찾아서

웹 서핑과 유튜브 탐독을 통해 종이비행기 접기에 수많은 방법이 있음을 알았다.

새로운 분야의 지식에 흥미를 느끼던 중, 종이비행기 날리기 대회가 상당한 규모로 열린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 영상을 보니 어른인 내 눈에도 과히 재밌어 보였다. 아이의 눈에는 더할 나위 없을 듯했다.

세계 1등 종이비행기(도다 다쿠오 저)

유튜브를 보며 비행기 접기를 하려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아마도 시청 시간을 고려해 영상이 길고 느리게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찾은 것이 종이비행기 접기에 관한 책 《세계 1등 종이비행기 – 도다 다쿠오 저》 이었다.

내가 모르는 다양한 종이비행기가 소개 되어 있었고, 그 중 가장 멀리 나는 비행기와 오래 나는 비행기를 각각 구분해 둔 것이 구미가 당겼다. (아래 링크를 통해 관련 책을 구매하면 글 작성자가 판매 금액의 일부를 소정의 수수료로 받게 된다.)

🔍 ‘세계 1등 종이비행기’ 책 정보


가장 멀리 나는 비행기와 오래 나는 비행기

책을 보면 접는 방법이 꽤 까다로운 비행기가 몇몇 있다. 그렇게 품이 많이 드는 비행기는 접기를 생략했다. (6살 아이의 인내심은 그리 길지 않다.)

아이 앞에서 접어 줄만 한 난이도의 비행기 중 가장 멀리 날아가는 것으로 ‘에어킹’이란 비행기를 찾았다. 접는 방법도 그리 어렵지 않다. (‘에어킹 종이비행기 접는 영상 보기’)

가장 멀리 나는 비행기. 에어킹

직접 날려본 후기는 상당히 만족스럽다.

곧게 일직선으로 꽤 멀리 날아간다. 비행기를 날리는 요령이 부족한 6살 딸아이도 5~6번 날려보더니 곧 잘 날린다.

반면 오래 나는 비행기로 ‘스카이 킹’이란 녀석이 있는데 오래 날긴 난다. 그러나 어린 아이들이 날리기엔 적합하지 않다.

어른 대비, 키가 작은 아이들은 애초에 낮은 곳에서 비행기를 날리게 되다 보니 긴 체공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 (‘스카이킹 종이비행기 접는 영상 보기’)

가장 오래 나는 비행기. 스카이 킹

사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종이비행기를 들고 놀이터로 향했다.

바로 ‘미끄럼틀 위에서 날리면 얼마나 재밌을까’라는 딸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집에서는 의자 위에서 날려보았지만 역시 뭔가 아쉬웠다.)


놀이터의 피리 부는 사나이

별가루 또래의 몇몇이 벌써 놀이터에서 놀고 있다.

아이와 나는 준비해 온 종이비행기로 누가 멀리 날리나 시합했다. 미끄럼틀 위에서 비행기를 날려보니 제법 멀리, 오래 난다.

딸과 아빠가 종이비행기 날리는 그림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비행기가 재밌어 보였는지, 금세 딸아이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 종비비행기 날리기를 쳐다본다.

같이 하고픈 아이가 알아서 멀리 날아간 비행기를 주워다 준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애초에 종이비행기 10개를 접었다. 딸에게는 놀이터에서 친구들에게 1개 나눠주면 나중에 2개 접어준다고 일러둔 참이다.

비행기를 가져간 친구들은 어느새 다 같이 종이비행기를 날린다.

무리에서 어린 편인 딸아이도 언니, 오빠들 틈에서 잘 어울린다. (딸과 집에서 ‘신비’, ‘시나모롤’ 등을 비행기에 잔뜩 그려간 것도 또 다른 비기다.)

다가오는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이어지는 크리스마스 연휴에 하루쯤은 종이비행기를 접어 놀이터로 나가보면 어떨까?
그 구역 놀이터의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