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 끝나는 시기, 임신 3개월이 지나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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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4~5주가 되었을 무렵 아내는 입덧을 시작했다. 임산부의 70~80%가 겪는 증상이다.

아내의 입덧은 그 정도가 심해지더니 임신 2개월쯤에는 갓 지은 밥 냄새마저 불편하다 했다.

대부분의 임산부는 임신 3개월이 지나면 입덧 증세가 좋아진다. 통상 입덧 끝나는 시기를 임신 후 12~14주 사이로 본다.

불행하게도 임산부의 10%는 임신 20주 차 이후에도 입덧 끝나는 시기가 오지 않는다.


입덧 끝나는 시기, 임신 3개월은 지나야

심하면 양치만 해도 구역질이 나는 게 입덧이다. 들은바 중에는 침을 삼키지 못해 수시로 뱉어내는 임산부도 있다고 한다.

아빠인 나로서는 백번 이해해 보려 해도 그것을 온전히 알기 어렵다.

아내의 말에 따르면 ‘술병이 난 상태로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화물차를 타는 기분’이라고 했다. (정작 화물차를 타본 경험이 없는 듯하지만. 그만큼 힘들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을테다.)

다행히도 임신 12~14주쯤이면 입덧 끝나는 시기가 찾아온다.

다만, 입덧은 사라질 때도 단번에 스위치를 끄듯 없어지지 않는다. 감기약을 먹고 자고 나면 좋아지는 것과 달리 어제부터 음식을 먹을 만큼 좋아졌는데 오늘은 다시 입덧을 하기도 한다.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다 서서히 사라진다.

입덧 중에는 아기보다 엄마를 위해 먹어야

입덧 증세 중 ‘먹덧’이라고 계속 먹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상당수의 임산부는 음식 냄새만으로 역해서 어떤 것도 쉽게 먹을 수 없다.

그럼에도 배 속의 아기를 생각해서 안 먹히는 음식이라도 억지로 먹어야 할 것 같다. 엄마가 섭취한 영양분은 태아와 나누게 되므로 대체로 맞는 말이나 입덧 중에는 예외이다.

입덧하는 임신 2개월 무렵에는 태아의 크기가 5cm 정도, 무게는 10g이 채 되지 않는다. 이 시기에는 엄마가 먹는 음식에 태아가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작은 변화에도 걱정이 많아지는 예비 엄마들에게 – 전종관 저》 참고)

그래서 아기를 위해 안 먹히는 음식을 억지로 먹기보다 뭐라도 먹을 수 있는 걸 섭취하는 것이 좋다. (입덧 중에는 아기보다 엄마 자신을 위해 먹어야 한다.)

입덧으로 힘들어하는 아내

그렇다고 해도 입덧을 하는 임산부들은 먹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아내의 경우는 아이스크림을 그래도 조금 먹을 수 있었다. 그 외 다른 음식은 속에서 안 받는다고 했다.

평소라면 ‘당이 많아서’, ‘살찌니까’ 같은 이유로 가까이 하지 않았을 음식이다. 입덧 중에는 달리 선택지가 없었다.

아내가 이거라도 먹을 수 있음을 감사히 여겼다. (베스킨바린스에서 해피 포인트를 많이 적립한 때이기도)

이렇게 힘든 입덧은 왜 하는 걸까

입덧을 하는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호르몬의 변화와 심리적인 요인이라는 것이 다수설이나 정확하지 않다. (융모성 생식선 자극 호르몬과 여성 호르몬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가 많다.)

흥미롭게도, 진화적으로 입덧이 독소나 위험한 물질이 체내에 들어오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그래서 모체와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고기, 달걀 등 부패하기 쉬운 음식을 멀리하도록 입덧이 생긴다는 것이다. (《아기 말고 내 몸이 궁금해서 – 우아영 저》 참고)

결국 입덧 증상은 임산부와 태아를 보호하려는 데서 비롯된 증상이라는 설이다.

실제로 입덧을 겪은 임산부가 그렇지 않은 여성과 비교해 유산율이 낮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Flaxman SM et al. (2000). Morning sickness: a mechanism for protecting mother and embryo. Q Rev Biol 75(2), 113-148.》 참고)

괴로운 당사자들에게 위로가 될지 모르겠으나, 나를 이토록 힘들게 하는 입덧이 나와 아기를 보호하는 내 몸의 반응이라 여겨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길 바란다.


이 또한 지나가니까

먹으면 토하니까 결국 굶는 것을 선택한다. 억울하게도 안 먹는다고 증상이 좋아지지도 않는다. 때에 따라서는 공복인 상태에 증상이 더 악화하기도 한다.

이러나저러나 힘들므로 굶지 않고 어떻게든 먹는 쪽이 임산부 스스로를 위해서도 좋다. (아기를 위해서도)

보통은 별맛이 없는 비스킷, 크래커류를 먹는다. (이마저도 잘 못 먹는 임산부가 태반이다.) 먹던 영양제가 있다면 그것을 잠시 끊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입덧 중인 여성

심하면 병원을 찾는다.

병원에서는 포도당과 구토 억제제로 구성된 수액 치료를 해주기도 한다. 또 디클렉틴이라는 가장 상용화된 입덧약을 처방받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 약이 플라시보 효과와 차이가 없다는 연구도 있다. 그럼에도 견디기 힘들 정도라면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해봐야 한다.)

다행히 우리는 병원을 찾을 정도는 아니었다.

입덧으로 힘든 아내만큼 내색하진 못했지만 나 역시 힘든 시기였다. 퇴근 후 집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없었다.

그렇다 보니 가능한 밖에서 저녁을 해결할 때가 많아졌다. 이때도 음식 냄새 같은 흔적이 남을까봐 최대한 자극적인 음식은 피했다. (고기 냄새가 밸까 모임도 자제했다. 이 시기 나는 유별나다는 평가를 얻었다.)

입덧이 시작한 뒤 2~3달이 지나자, 입덧 끝나는 시기가 왔다. 아내의 임신 기간 전체를 놓고 볼때, 나는 이때가 한두 번째로 힘들었다. 이제와 돌이켜보니 이 또한 지나간다는 점이 새삼 다행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