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독감 주사, 고민할 것 없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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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매년 겨울이면 유행하는 독감이 어김없이 찾아온다. 이 무렵 임신 중인 엄마들에게도 남모를 고민이 찾아온다.

‘독감 예방 접종을 어떻게 할까?’ 하는 고민이다.

임신을 하면 가릴 것이 많아진다. 먹는 것은 물론이고 보는 것, 듣는 것까지 가린다.

그렇다 보니 당장 내가 아픈데도 꾹 참는다.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으면 배 속의 아기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래서 임산부 독감 주사를 두고 엄마들은 고민이 많다. 이 포스팅이 그 고민을 더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임신하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정확하게는 임신 주차에 따라 면역력에 차이가 있다.’는 말이 더 알맞을 것 같다.

면역은 외부에서 들어온 바이러스, 세균 등에 대한 방어 행위다. 이런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것을 ‘항원’이라 한다.

주의할 점은 태아의 태반 조직 역시 우리 몸은 면역 행위가 필요한 항원으로 간주한다. (태아의 절반은 아빠에게서 비롯된 것이므로.)

우리 몸이 그런 태아를 방어 대상으로 여기면 안 된다. 이때 신체는 ‘면역학적 관용’을 보여준다.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것이다.

신체를 지킬 만큼 최소한의 면역력만 유지해 태아 또한 수용한다. 그렇다 보니 평소보다 임산부의 면역력은 떨어진다. (《아기 말고 내 몸이 궁금해서 – 우아영 저》 참고한 책의 저자는 임신 주차에 따라 신체의 면역력이 더욱 증가하는 때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임산부는 면역력이 약하다고 퉁쳐버리는 것은 곤란하다.)

이처럼 임산부의 면역력은 평소처럼 고르지 못하고 안정적이지도 않다. 그렇다 보니 감기, 독감 및 기타 질환에 대한 노출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엄마 몸에 들어온 약물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

임신 4주. 임신 주수 계산으로는 4주, 수정했을 때로 보면 2주가 된 시점. (임신 주수를 계산에 관한 내용을 참고하려면 이전에 작성한 ‘출산 예정일 계산기로 분만일 알아보기’포스팅을 참조할 수 있다.)

이때 임신이 확인된다면, 이 무렵 체내에 들어온 약물은 복중 아기에게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만약 약물에 의해 어떤 영향을 받았다면 임신 자체가 안 되는 시기이다. (《한 권으로 끝내는 임신 출산 육아 – 박은성, 이혜란 저》 참고)

임신 초기,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엑스레이 촬영을 했더라도 만약 이 시기라면 크게 유해하지 않다고 본다. (물론 안할 수 있다면 안 하는 것이 훨씬 좋다.)

다만, 임신 5~10주가 되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때는 태아의 중요한 신체 기관이 만들어지는 때이다. 이 시기만큼은 다른 때 보다 약물 복용이나 외부 충격을 받을 경우 더 각별한 검사가 필요하다.

어디까지나 이 내용은 임신 시기에 따른 통상적인 내용들을 말한 것이다.

진부하나 진리는 의사와 상담 및 진료를 통해 약물 복용을 결정하고, 그에 따라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판단해야 한다.

그렇다면 임산부 독감 주사는 어떻게 하나?

많이 돌아서 본론으로 왔다.

앞서 거론한 내용들대로라면, 임산부는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미리 독감 예방 접종이 필요하다. 하지만 약물이 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닐까 염려가 될 수밖에 없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의료인이 공통된 의견으로 일축한다. 백신의 대부분은 임산부들도 접종할 수 있다. (풍진, 수두, 홍역 같은 몇몇 백신을 제외하곤)

독감 예방 주사는 임신 시기와 관계없이 임산부라면 모두 맞는 것을 권한다. 《작은 변화에도 걱정이 많아지는 예비 엄마들에게 – 전종관 저》 참고)

독감 예방 접종은 비활성 바이러스 백신으로 임산부에게도 안전하다.

오히려 독감에 걸려 합병증이 발생하고 고열로 인한 컨디션 난조는 아기에게도 좋지 않다. (《Alexander W. Kay et al. (2014). Enhanced natural killer-cell and T-cell responses to influenza vi during pregnancy. PNAS 111(40), 1450614511》의 연구에는 독감에 대한 임산부의 면역 반응이 너무 강력해서 임산부를 위험에 빠뜨린다는 내용이 있다.)

게다가 임산부 독감 주사를 통한 엄마의 항체가 태아에게 넘어가 아기는 그 항체를 갖고 태어난다. (생애 첫 독감에 대한 면역력을 가진 채 세상에 나오는 것이다.)

임산부 독감 예방 접종

비슷한 이유로 백일해 백신 또한 임신 중 접종하도록 권해진다.

신생아가 태어나면 생후 2개월부터 2달 간격으로 (2개월, 4개월, 6개월 때) 3번 백일해 예방 접종을 한다. 이것이 보편적으로 신생아들이 백일해 백신을 맞는 방법이다.

반면 엄마가 임신 중 백일해 주사를 맞으면 그 아기는 항체를 넘겨받아 태어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임신 30주 무렵 백신을 맞을 경우 항체 생성 효과가 높았다.)


임산부 독감 접종의 유의 사항

이처럼 임산부 독감 주사는 고민할 것 없이 맞는 것이 유익한 백신이다.

다만, 살아 있는 균, 바이러스를 약화 시켜 만든 생백신 형태의 독감 주사는 임산부에게 적합하지 않다. (사백신과 생백신을 활용한 독감 예방 접종에 대한 상세 내용은 이전에 작성한 ‘독감 예방 접종 시기 feat.성인은 11월, 처음 맞는 아기는 10월’을 참고한다.)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생백신을 활용한 풍진, 수도, 홍역 등의 접종은 임산부에게 권하지 않는다.

또 독감 접종 후 약 3주가 지나야 항체가 형성된다. 따라서 독감이 유행하기 시작하는 11월 내로 독감 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포스팅의 모든 내용은 임산부에게 독감 주사는 필요하다는 일반적인 관점의 내용이다. 궁극적으로는 내원하고 있는 산부인과의 의사와 상담을 거쳐 접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