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 후 접종열 오르는 우리 아이 feat. 하루만 잘 넘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예방접종을 마친 아기에게서 열이 나는 예가 많다.
통상 이것을 ‘접종열’이라 부른다. 보통 37.5도 이상의 미열이 측정되면 접종열이 있다고 본다.

접종열은 보통 예방접종 후 24시간 내에 발생하고 다음 날이(48시간 이내) 되면 저절로 떨어진다.

예방접종 자체가 죽은 세균 또는 독성을 약화시킨 세균을 소량 몸에 주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접종받은 아기의 몸에서 이들에 대응하는 면역반응을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열이 난다.

예방접종의 종류에 따라 접종열이 잘 오르는 예가 다른데, 흔히 독감 접종열을 비롯해 뇌수막염, 홍역, 풍진에 관련한 예방접종에서 열이 잘 오르는 양상이 있다.

그중에서도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맞은 아이는 접종열이 잘 오른다는 악명이 높다. 만약 폐렴구균 접종을 앞둔 엄마, 아빠라면 본문을 끝까지 잘 읽어보길 권한다.


우리 아이는 몇도 부터 고열일까?

흔히들 아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기초체온이 높다고들 한다. 아이는 성인만큼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발달하지 않아서 쉽게 열이 오르기도 내리기도 한다.

따라서 100일을 기준으로 아이에 대한 고열의 판단 기준도 차이가 있다.

100일이 안 된 아이는 38도를 넘을 때, 100일이 지난 아이는 38.5도를 넘으면 고열이 시작되었다고 판단한다. (3살까지 아기 건강보다 중요한 건 없습니다 – 여은주 저」 참고)

아이가 어리다면 장기 기능이 미숙해서 가급적 해열제를 안 먹이는 것이 좋다. (예방의 목적으로 고열 이전 단계의 열이 날 때, 해열제를 먹이는 것을 지양한다.)

또 어린 아기일수록 체온을 재는 방법이나 체온계의 종류에 따라 측정값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접종 전에 2종류 이상의 체온계를 구비해 두고, 평소 아이의 기초체온 평균값을 알아둔다. (아이의 기초체온과 체온계의 사용법에 대해서는 이전에 작성한 신생아 체온계 A부터 Z까지 알아보고 쓰는 글을 참고한다.)

그리하여 단편적으로 ‘몇도 이상이면 고열이다’는 판단보다 평소 우리 아이의 기초체온 대비 얼마큼 열이 올랐는지 알아보고 해열제 사용 여부를 결정한다. (가장 좋은 건 예방접종 전 의사와 이런 내용을 상담하고 조치 내용을 안내받는 것이다. 그 상담을 위해서라도 아이의 체온에 대한 이해가 사전에 되어 있어야 한다.)

예방접종 하기 좋은 날은 따로 있다

생후 4개월 전, 그러니까 접종열이 있더라도 집에서 별가루에게 해열제를 쓸 수 없는 월령일 때는 가능한 목요일 오전에 예방접종을 맞도록 했다.

혹 접종열이 오르거나 다른 예방접종의 부작용에 대한 대응을 위해서였다. 여차하면 다음 날(금요일) 연차를 내고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목요일 오전에 병원을 찾았다.

독감 접종을 기다리는 아이들

이런 맥락에서 꼭 피했던 예방접종일은 금요일 오후였다.

금요일에 접종하면 만에 하나 밤늦게 어떤 상황이 벌어질 경우, 예방 접종한 병원 대신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경험상 아기를 안고 응급실 가는 것은 고생길이 열리는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또 금요일에 주사를 맞으면 다음 날부터 주말이기 때문에 마찬가지 접종한 병원을 찾기 어려우므로 가급적 월요일부터 목요일 사이에 예방 접종을 했다.

이런 환경적인 요소 외 예방접종하기 좋은 날을 고를 때 아이의 컨디션을 제일 중요한 고려 사항으로 삼았다.

예방접종 하기로 한 날이 다가오면 2~3일 전부터 아이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챙겼다. 예약을 해두었더라도 당일 아이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다른 날로 접종을 미뤘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예방접종 안내일은 그날까지 꼭 맞으라는 것이 아닌 그날 이후 접종해도 된다는 뜻이다. (예외적으로 BCG 접종의 경우 안내받은 4주 이내 예방접종을 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예방접종은 안내받은 뒤 맞아도 된다.)

그래서 여건이 여의찮다면 접종일을 미뤄서 예방접종을 했다. 조금이라도 접종열을 비롯한 예방접종의 부작용으로 아이가 고생하지 않도록 대비한 것이다.

접종열 오를 때는 해열제 사용 feat. 단, 4개월 아이부터만 사용

아기가 생후 4개월이 지났다면 열이 오를 때 해열제를 사용할 수 있다.

이때 복용할 수 있는 해열제는 아세트 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제에 국한된다. (이부프로펜은 생후 6개월이 지나야 사용할 수 있다.)

아세트 아미노펜의 경우에도 아기가 어린 만큼 1회 복용량 및 1일 총복용량을 필히 지켜야 하며 예방 접종 전 ‘접종열’에 대한 의사 상담을 통해 해열제 복용 또한 안내받도록 한다. (해열제 사용 방법 및 복용량 등에 관해 이전에 써둔 응급실 대신 해열제 교차복용 A to Z글과 해열제 사용 TMI글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테피드 마사지(미온수로 닦기)는 효과가 그닥

20여 년 전, 나는 군 입대 후 훈련병일 때 39.5도의 고열을 앓은 적이 있다.

당시 의무병은 내게 속옷만 입힌 채 밤새 이불을 덮지 못하게 했다. 5월 말~6월 초쯤인 초여름이었음에도 나는 오한으로 벌벌 떨었다.

열이 오른 내 몸은 제대로 된 체온 조절을 못 했다.
중간중간 젖은 수건으로 몸을 닦게 할 때면 극한의 추위를 느꼈다. (그럼에도 무서워서 춥다는 말 못하고 꾸역꾸역 시키는 대로 했다.)

돌이켜보면 당시 의무병은 고열을 앓는 내게 테피드 마사지(미온수로 닦기)를 하도록 한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열이 날 때 미온수로 몸을 닦는 것은 열을 내리는 방법으로 통용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은 테피드 마사지(미온수로 몸 닦기)는 그다지 효과적인 방법으로 추천되지 않는다. 특히 얼음찜질이나 알콜로 몸을 닦는 건 금기시 된다.

맨살에 미온수 닦기로 열을 발산시키면 피부가 수축하고 심부 체온이 올라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내 지난 경험만 하더라도 미온수 닦기는 고열로 않고 있는 내게 더 힘든 상황을 연출했다.

열나는 아기도 갑자기 옷을 벗기거나 젖은 수건으로 몸을 닦이면 자지러지게 울거나 매우 불편해하는 기색을 보인다.

아기가 열나고 아프니 옷을 두텁게 입히고 이불을 꽁꽁 싸매는 보호자들이 있는데, 미온수 마사지 대신 이렇게 아이를 싸매듯 입히지만 않아도 열이 오르는데 대응이 된다.


예방접종 후 소소한 TIP

우리는 주사 맞은 부위를 손으로 꾹 누르고 문지르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것은 흔히 엉덩이에 맞는 진통소염제나 항생제가 잘 퍼지고 단단하게 뭉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문질러주는 행동이다.

예방 접종을 기다리는 아이

반면, 정맥주사나 채혈, 링거, 예방접종 후에는 문지르는 것 대신 꾹 눌러서 지혈해 주는 것이 좋다.

접종 후 아이가 통증을 느끼거나 빨갛게 주사 맞은 부위가 부어오른다면 차가운 수건을 대주면 도움이 된다.

별가루가 자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