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성경련 대처 방법 feat.아이 20명 중 1명은 겪는 열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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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고열을 앓을 때 가장 무서운 건 바로 ‘열성경련’이다.
이 열경련은 만 3개월에서 5세 사이의 유아에게 주로 발생한다. 5세 이하의 유아 중 5%가 겪는 질환이다. (「0세부터 6세까지 우리집 소아과 – 은성훈, 양세령 저」 참고)

20명의 아이 중 1명은 경험하는 것이니, 우리 아이를 위해 한번은 관련 내용(‘열경련 증상’, ‘열경련 대처’ 등)을 미리 읽어두는 것이 좋다. (눈앞에서 아이가 경련을 일으키는 것을 목격한다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부모는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열경련 증상

열경련은 5세 이하의 소아가 중추 신경계통 감염이나 대사 질환이 없는데도 열을 동반하여 경련을 일으키는 것을 뜻한다.

쉽게 말하자면, 열성경련은 미숙한 아이의 뇌가 열에 흥분해서 경련을 일으키는 것이다.

열경련 증상으로 주된 특징은 몸이 덜덜 떨리고, 뻣뻣해지다 풀리기를 반복하며 신체 곳곳이 뒤틀린다. 서 있던 아이가 쓰러지기도 하고 눈동자가 돌아간 채로 구토하기도 한다.

이렇듯 그 증상이 과히 충격적인지라, 열경련 증상을 보인 아이를 두고 대부분의 부모는 경황을 찾을 수 없는 당황스러움을 겪는다.

열성경련으로 힘들어하는 아기

다행히도 경련은 보통 5분을 넘기지 않고 끝난다.

경련이 끝난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기도 하지만, 축 처지거나 멍한 채로 있는 아이도 많다. 그중에는 잠이 드는 아이도 있다.

열경련 대처1 feat.절대 아이를 붙잡지 않기

열성경련으로 몸이 떨리는 아이를 보고 당황한 부모는 양팔로 아이의 몸을 굳세게 붙잡는다.

부모의 이런 행동은 거의 본능적인 것이겠지만 의식적으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임을 알고 있어야 한다.

경련 중인 아이를 붙잡는다고 해서 경련을 멈출 수도 없을뿐더러, 경련 중인 아이는 그 행동으로 인해 큰 불편함을 겪고, 급기야 (아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아이 팔·다리가 골절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또 민간요법이라며 잘못 알고 있는 손 따기를 시도하는 예도 있다.

이것 역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떨고 있는 아이의 손을 바늘로 정확히 찌를 수도 없을뿐더러, 찌른다고 해서 경련이 멈추지도 않는다.

오히려 다른 부상을 초래할 수 있으니 꼭 삼가야 하는 행동으로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열경련 대처2 feat.옆으로 눕혀 기도 확보하기

경련 중인 아이를 붙잡지 않는 것에는 아이의 팔·다리를 주무르지 않는 것도 포함된다.

그렇다면 부들부들 떨고 있는 아이를 그냥 두고만 봐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할 텐데, 큰 맥락에서는 가만히 두는 것이 답이다.

세부적으로 추가할 수 있는 열경련의 대처로는 ① 경련 중인 아이를 옆으로 눕혀 기도를 확보한다.

경련 중 아이가 구토할 수도 있기 때문에, 토사물로 기도가 막히거나 숨쉬기 곤란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입고 있는 옷의 단추나 벨트를 풀어 가능한 편한 자세를 취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 경련 중인 아이가 다치지 않게 ②주변에 부딪힐 만한 물건들을 치워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 (모서리가 뾰족한 가구, 날카로운 물건 등을 치운다.)

열경련 대처3 feat. 119 신고하기

앞서 대부분의 열성경련을 하는 아이는 5분을 넘기지 않고 진정된다고 했다. 하지만 5분이 지나 경련이 멈추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 이 아이들은 10분, 15분까지 열경련을 겪기도 한다.

병원에서는 5분 넘게 열경련을 하는 아이에게 항경련제(다이아제팜, 로라제팜 등)를 투여해 경련을 멈춘다다.

열경련 중인 아이가 5분이 지나기 전 멈추리라 기대하나, 만에 하나 그 이상 경련을 하게 되면 그때 급히 병원으로 이동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제아무리 병원 가까운 곳에 거주하더라도 무슨 재주로 몇 분 내 아이를 병원으로 옮길 수 있겠는가?

날아가듯 가는 119구급차도 우리 집에 도착해 병원으로 아이를 이송하는데 5분은 넘게 걸린다.

그 때문에 경련을 시작하면 안전을 위한 대처를 마친 뒤, 곧바로 119에 신고한다. 설령 119가 도착했을 때 아이의 경련이 멈추었더라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면 119를 부르는 것이 옳다.

여기에 더해, 경황이 있다면 아이의 열경련 양상을 동영상 촬영한다.

경련 중인 아이에 대한 대처 방법이라면서도 나 역시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그럼에도 할 수 있다면 아이의 열경련 증상을 촬영하는 것이 좋다.

나중에 구급대원 또는 의사에게 열경련 증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열경련 대처로 편안해진 아기와 엄마

경련할 때 떨리는 사지가 대칭적인지 비대칭적인지의 구분은 단순 열성경련인지 복합 열성경련인지를 분류하는 고려 요소이기도 하다.
이런 요소를 포함해서 진료하는 의사가 당시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몸을 뒤틀었는지’, ‘눈이 돌아갔는지’, ‘경련 지속 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질문한다. 아이의 열성경련을 겪은 부모는 경황이 없어 당시 상황을 알맞게 설명하기 어렵다.

이런 질문들은 아이의 열경련이 단순 열성경련인지, 복합 열성경련인지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므로, 이런 문제에 대비해 (가능하다면) 동영상 촬영을 해두는 것이 열경련 대처법의 좋은 예로 권해 본다.

열성경련, 왜 괜찮을까?

경련이 5분 내 끝난 아이들은 열성경련으로 병원을 찾아도 간단한 진료와 해열제 처방을 받고 돌아온다.

24시간 내 다시 열경련을 앓는다면 꼭 다시 방문하라는 말을 덧붙이긴 하지만 병원에서는 대부분 괜찮다고 낙관적인 견해를 보인다.

이는 대부분의 열경련이 단순 열성경련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복합 열성경련의 경우는 좀 더 복잡한 검사 절차를 필요로 한다. 뇌파검사, 뇌 MRI 검사 등을 추가로 받아야 한다.

경련 지속 시간이 15분이 넘고, 경련 양상이 비대칭적이며, 경련이 멎은 뒤 24시간 내 다시 재발하는 등의 예외적인 특징이 관찰되면 복합 열성경련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복합 열성경련은 뇌전증(간질), 뇌수막염, 뇌염 등의 다른 질환과 관련성을 따져봐야 하므로 예후가 복잡하다.

반면, 단순 열성경련일 경우 다행스럽게 합병증이 매우 드물고 뇌전증(간질)로 이어질 가능성도 1%가 되지 않는다. 단순 열성경련은 거의 아무런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다고 봐도 좋다.
열성경련을 경험한 아이 중 약 95~98%는 후유증 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게 된다. (「초보 부모를 위한 의사 아빠의 육아 상식 사전 – 서정호 저」 참고)


열성경련을 대비하는 예방법은 없을까?

열경련을 겪은 아이들의 60~70%는 가족력이 있다. 또 임신 중 흡연이나 음주를 한 산모의 아이들이 열성경련을 앓는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렇듯 유전적 요인 또는 태어나기 전부터 열경련 발현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는 아이들은 미리 열성경련을 조심해야 한다.

게다가 한번 열경련을 앓은 아이 중 50%는 두 번 이상 재발을 겪는다. 그중 30%는 6개월 내, 50%는 1년 이내, 90%는 2년 이내 재발을 경험한다.

이 데이터는 꽤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 아이가 열성 경련을 경험했다면 2년 내 한 번은 더 열경련을 겪게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때를 대비해 열경련 증상과 대처법을 평소 숙지하고 있는 것이 좋다.

반면 잘 대비해서 2년을 무사히 보냈다면 어느 정도 안심을 해도 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상식적으로 열이 오를만한 감기 등의 질환을 조심하고, 아이가 열이 오른다면 해열제 사용을 적극 검토한다.

보통의 아이라면 38도 이전에는 해열제 복용을 삼가도록 권하지만, 열경련 경험이 있는 아이라면 37.5도 이상의 미열일 때부터 해열제 사용을 고려해 볼 만하다. (해열제 사용에 관해서는 앞서 써두었던 응급실 대신 해열제 교차복용 A to Z글과 해열제 사용 TMI글 참고를 추천한다.)

아마 여기까지 이 글을 읽은 엄마, 아빠라면 어제오늘 중에 아이의 열성 경련으로 심히 놀란 경험을 했을 것이다. 다행히도 열경련은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않도록 위로를 건네고 싶다.

아이가 5살이 되면 그 발현 확률도 현격히 줄어든다. 앞으로 2년 정도, ‘열경련 대처 방법’을 잘 활용해 무탈하고도 편안한 시간을 보낸다면 큰 고비를 넘긴 것이니 꼭 그리 되도록 응원을 보낸다.

별가루가 자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