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ver. 요즘 모유 수유 트렌드, (feat. 자연단유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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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에 모유 수유(특히 초유)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건 상당히 버거운 일이다. (옆에서 아내의 노고를 보고 내가 먼저 ‘자연단유하는 법’을 찾기도 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와이프는 많이 힘들었다. (사람마다 수월한 예도 있다) 처음 호기롭게 모유 수유를 준비하고 직접 수유를 했던 것과 달리 얼마 지나지 않아 자연스레 단유하게 되었다.


5명 중 1명만 겨우 완모하는 모유 수유

1970~80년대 여러 영양소가 함유된 분유가 시중에 나오며 모유 수유의 비중이 줄기 시작했다. (이때는 모유에 있는 성분 외 다른 영양소도 분유로 줄 수 있다는 왜곡된 시선이 있었다.)

90년대 초반에는 전체 산모의 14%가 모유 수유를 할 만큼 그 비율이 감소했다. 90년대 후반에는 더 줄어 10%대에 이른 뒤, 2000년 초반에는 그 수치가 역대 최저인 6%대까지 내려갔다. (「초보 엄마 아빠를 위한 임신 출산 핸드북」 – 박재용 저. 참고)

최근에는 건강이 최우선 가치가 되고, 출산율이 줄어드는 데 비해 부모들의 아이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져 모유에 대한 중요성 또한 재조명되었다.

그 결과 모유 수유 비중은 많이 증가했으나 여전히 20%대에 그친다.

이처럼 많은 엄마가 모유 수유를 포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 유두보호기로 버티는 와이프

대부분의 첫째를 출산한 엄마들처럼 아내 또한 수유가 낯설었다.

배운다고 배웠지만 어정쩡한 수유 자세는 아기를 불편하게 했고 아기는 젖을 물다 말기를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 유두에 상처가 났다. 자연스레 다음 수유 때는 성한 가슴을 먼저 내밀었다.

양쪽 다 아기가 잘 먹은 날은 괜찮았지만 그렇지 못한 날은 상처 난 가슴에 젖이 남아 한쪽만 젖몸살이 심하기도 했다.

우리 같은 경우가 많았는지 간호사로부터 유두보호기에 대한 설명을 듣고 바로 마련했다. 속옷에 쓸리는 불편함이 좋아졌다. 그래도 이내 아기에게 젖을 물려야 하니 상처가 제대로 아물지 못했다.

평소 상식처럼 비누 등으로 상처를 씻고 연고를 바르려고도 했다. 하지만 아기에게 면역항체를 전하는 모유에 피부 트러블에 대한 치료 성분이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모유를 유두에 바르고 잘 마르게 두는 것이 최선이라 했다.

달리 말하면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언제까지 모유 수유를 해야 할까?

가슴의 상처와 더불어 유방 울혈(젖몸살)이 심했다. 통상 유축기로 남아 있는 젖을 짜내야 했는데 이마저도 와이프에게는 큰 효과가 없었다.

자연스러운 수순처럼 유방 마사지를 알아보고 받았다. (유방 마사지는 일본에서 연구되어 우리나라에서 성행한 요법이다.) 다행히도 효과가 있었다.

유방 마사지를 받고 오면 확실히 젖을 먹이기 편했지만 하루, 이틀 지나면 다시 통증이 나타났다.

문제는 비용이었다. 우리는 약 10회 정도 가슴 마사지를 이용했다.

자연스레 단유를 떠올렸다.

미국 소아과 학회에서는 6개월 정도는 모유 수유할 것을 권고한다. 가능하면 첫돌까지는 모유 수유를 권유한다.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에서는 보수적으로 적어도 두 돌 무렵, 빨라도 첫 돌 이후에 젖떼기를 권한다.)

모유 수유하는 엄마


초유를 비롯해 모유에 다량 포함된 아기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그것을 모르지 않았기에 와이프는 갖은 애를 썼지만 2개월이 지나서 100일 전에 단유하게 되었다. (앞서 작성한 출산 후 3일 내 꼭 초유를 모유 수유하는 이유를 통해 초유와 모유에 대한 중요성을 한번 읽어보는 것도 좋다)

자연 단유하는 법

모유는 아기가 먹는 만큼 늘어난다. (나는 이점이 참으로 신기했다.)

아기가 젖을 빠는 자극을 통해 프로락틴이 증가해 젖 분비가 촉진된다.

아기가 젖을 적게 빨면 그만큼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고 모유 또한 점점 적게 만들어진다.

아내는 젖몸살로 애를 먹은 터라 모유 수유 후 젖이 남는 경우는 유축기로 짜냈다. 출산 후 야간에도 2~3번씩 아기가 울면 젖을 물려야 했다. 보다 못한 나는 가능하면 밤에는 내가 아기의 젖 먹기를 책임 키로 했다.

와이프는 자기 전에 모유를 유축해두었고 나는 밤이 되면 아기가 울 때마다 유축한 모유를 먹였다. (그 이전까지는 오롯이 엄마의 몫이었다. 아이를 품에 안고 젖을 먹이는 경험은 색달랐다. 그 느낌이 야간에도 잠을 깰 수 있는 원동럭이었다.)

이를 혼합 수유라고 하는데, 아기는 어느새 젖병을 빠는 데 익숙했다.

아기 입장에서 젖병에서는 젖이 절로 나온다. 스스로 원하는 만큼 많이 빨거나 적게 먹거나를 조절하기 쉽다.

반대로 엄마의 젖꼭지를 직접 빨대는 젖병을 빨대보다 60배 강한 힘을 써야한다. (힘드니까 아기는 젖을 빨다 말고 울며 보챘다. 배는 고픈데 밥 먹기 불편하니 편히 먹을 수 있는 젖병을 달라는 뜻이었을 테다.)

아기는 자연스레 직접 수유보다 젖병으로 밥 먹기를 선호했다.

아기가 젖을 빠는 빈도가 줄다보니 자연스레 아내의 젖이 말랐다. 우리는 일부러 단유를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패턴의 혼합 수유(직수와 젖병 사용)가 단유에 이르게 된 케이스다.

이 사례는 누군가에게는 ‘자연단유하는 법’이기도 하지만 계속 모유 수유를 원하는 이들에겐 꼭 피해야 하는 방법이므로 처한 상황에 따라 달리 읽어보길 바란다.


단유에 대한 불필요한 죄책감

모유가 갖는 장점이 특별한 것은 맞지만 모유만이 유일한 것이 아님을 말하고 싶다.

본문의 통계 내용과 같이 현대에는 모유를 완모하는 예가 많지 않다. (1/5 정도)

그럼에도 많은 아이가 잘 자라고 있는 것은 적절한 대체품인 분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 대체품을 활용해도 엄마가 아기에게 줄 수 있는 정서적 유대는 변함이 없다.

나는 쑥스럽지만 아이에게 젖병을 물리며(단유 후에는 분유로) 허밍으로 노래를 부르거나 혼자만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아기에게 건넸다.

내 기준에 우리 아이는 비록 일찍 단유했지만 잘 자라주었고 잘 자라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만 5세, 60개월인 별가루)

단유로 인해 엄마 대신 아빠가 아기에게 밥 먹이기가 용이해진다.

서로의 부담을 분담할 수 있다. 그만큼 엄마가 몸조리에 전념할 수도 있다. 그렇게 생겨난 여유는 아기를 향한 애정으로 돌아간다.

이처럼 단유가 가져다주는 장점이 있다. (그 장점은 또 선순환된다.) 그러니 괜히 단유에 대한 죄책감은 애초 갖지 않아도 된다.

쓸까 말까 한 이 마지막 문단은, 혹 단유를 결심하며 괜한 죄책감으로 마음고생하는 엄마들에게 건네는 내 노파심의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