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산통, 육아 난이도 상한가의 시기

영아 산통, 육아 난이도 상한가의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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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자지러지게 운다.
아기가 우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울음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잘 달래지지도 않는다.

배가 고파 그런가 싶다가도 시계를 보니 1시간 전에 수유를 마쳤다. 그래도 젖을 물려보는 데 아니다.
좀처럼 그치지 않는 울음이 30분을 넘어가니, 엄마 아빠는 크게 아픈 데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100일이 지나지 않은 아기가 이런 증상을 보인다면 ‘영아 산통’일 확률이 높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영아 산통

배가 고픈 것도 아니고, 기저귀도 갈 때도 아니다.

아이는 1시간 가까이 꼬빡 울음을 뱉어낸다. 이런 울음이 일주일에 2~3번씩 반복된다. 길게는 이 패턴이 3주 이상 지속된다. (《초보 부모를 위한 의사 아빠의 육아 상식사전 – 서정호 저》 참고)

배에 잔뜩 힘을 주고 무릎을 굽혀 다리를 배 쪽으로 당긴 채 우는 모습이 영아 산통의 전형이다.

통상 저녁이나 새벽 중 일정한 시간대가 되면 1시간가량(또는 그 이상) 울음을 터뜨리는 특징이 있다. (이때 뭘 해도 달래지지 않는다.)

영아 산통 중인 아기를 보고 걱정하는 엄마

건강하고 조금 전까지 컨디션이 좋아 보였는데 이런 울음을 보이니 엄마, 아빠로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울음을 그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평소 모습 그대로 돌아온다.

영아 산통이 의심되는 이런 증상은 생후 2주부터 생후 3~4개월이 될 때까지 신생아들에게서 잘 나타난다.

보통 생후 6주가량 된 아기들에게 주로 나타나며 전체 영아의 15% 정도가 영아 산통을 겪는다. (《0세부터 6세까지 우리집 소아과 – 은성훈, 양세령 저》 참고)

이처럼 아기들에게서 일정 비율로 꾸준히 나타나는 이 증상(영아 산통, 콜릭이라 명칭 하기도 한다.)은 아직 그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100일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는 영아 산통

흔히들 신생아를 키우는 엄마, 아빠들 사이에는 ‘100일의 기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아기가 자라며, 육아가 수월해지기 시작하는 이 ‘백일의 기적’은 영아 산통 역시 사라지는 시기다.

적당한 멜라토닌 수치는 숙면과 깊은 연관이 있다. (멜라토닌 생성을 위해선 비타민D가 필요하다. 낮에 햇볕을 쬐며 야외 활동을 해야 하는 이유.)

신생아들은 100일 무렵이 되면 뇌에서 멜라토닌 호르몬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우연하게도 영아 산통이 있는 아이도 이때쯤 증상이 사라진다. (밤잠을 잘 자기 시작하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해보는 것들

자지러지게 우는 아기의 모습을 본 어른이 ‘기응환’을 먹여보라는 조언을 한다.

과거 울고, 잠들지 못하는 아기에게 종종 사용한 약이다. (80~90년대 이런 경우가 더러 있었다.)

기응환은 진정제, 수면제 같은 역할을 한다. (일부에서는 소화제처럼 사용키도 했다.)

다만 변비나 장 마비 증상의 부작용이 있어 지금은 그 효능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 약이다.

다만, 아기 배에 가스가 찼을 때 달래지지 않고 지속되는 아기의 울음이 영아 산통과 관련이 있다는 견해가 많다. 수유 도중 공기를 많이 마셔 배에 가스가 차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아기가 젖을 잘 빨 수 있도록 가슴과 입을 밀착토록 해주는 등 유의한다. 분유를 먹인다면 빈 젖병을 빨지 않도록 집중한다.

트림시키는 것도 평소보다 주의를 기울인다. (이전에 작성한 ‘의외로 대충 알고 있는 신생아 트림시키기’포스팅 참고)

간혹 우유에 있는 단백질에 관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아기도 있다. 이 또한 영아 산통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시중에 유당 함량을 많이 낮춘 분유, 콩 분유, 단백가수분해 분유 등이 판매되고 있다. 이런 분유로 바꿔보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단, 의사와 상의를 해보는 것이 우선 권장된다.)

비슷하게는 모유 수유하는 엄마의 먹는 음식에 변화를 주는 방법도 있다. (섭취하는 음식에 따라 모유의 맛 또한 달라지므로)


나도 아기만큼 힘드니까

신생아를 돌보는 것은 과히 ‘힘들다’는 표현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그런데 우리 아기에게 10~15% 확률에 해당하는 영아 산통 증상이 나타난다면 그 힘듦이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된다.

잠 든 아기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엄마, 아빠

아기를 돌보는 주 양육자를 위해 주변인이 세심하고 각별한 배려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시기, 아기 옆에서 꼬박 하루를 보내는 양육자는 영아 산통이 지속되는 몇 주를 버틸 수 없다.

또 이때 아기를 주로 돌보는 주 양육자는 참을 것 없이 주변에 도움을 구하는 것이 좋다. 표현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본래 아기와 보내는 하루가 고되지만, 이 시기는 특히 아기도 부모도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