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소대 짧음’ 진단받은 아기, 설소대 수술이 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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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예방 접종을 하러 가서 ‘설소대 짧음’이란 청천벽력 같은 설명을 듣게 되는 엄마, 아빠들이 있다. 평소 모유 수유할 때 아기가 못 먹는 편이 아니냐고 묻는데 그런 듯도 하다.

설소대는 혀의 아랫바닥과 입의 바닥을 연결하는 막으로, 얇은 힘줄처럼 보인다. 신생아 중 약 10%가 ‘설소대 짧음’이란 진단을 받는다.

설소대 단축증 진단을 받은 아기들은 혀를 내밀 때 혀끝이 V, W 같은 모양이 된다. 또 혀끝이 입천장이나 위쪽 잇몸에 잘 닿지 않는다.

문제는 이런 설소대 단축증을 갖고 있는 아기들에게 설소대 수술이 뒤따르는데, 전문가들조차 이 수술의 필요성에 관한 의견이 나뉜다.


‘설소대 짧음’이 모유 수유에 미치는 영향

흔히 설소대 단축증이 있는 아기들은 모유 수유를 잘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

수유할 때 아이들은 혀로 엄마의 가습을 잡고 진공 상태로 젖을 먹는다. 혀가 짧으면 가슴을 쉽게 놓치고 그만큼 공간이 생겨 공기를 많이 먹는다.

이 경우 아기는 충분한 양의 젖을 먹지 못하고 가스는 많이 차는 잘못된 수유를 하게 된다.

최근에는 이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진 추가된 연구가 있다.

설소대 단축증을 가진 아기의 50%는 수유 곤란을 겪지 않는다. (즉 전체의 10% 아기가 설소대 단축증이 있고 그중 절반이 수유에 문제가 있다.) 그리고 수유 문제가 있는 아이 중에는 꼭 설소대 단축증이 아닌 다른 문제가 원인인 경우도 많다. (「처음 부모 육아 멘붕 탈출법 – 곽재혁 저」 참고)

설소대 단축증이 있는 아기

설소대 단축을 알아차린 뒤 (보통 생후 1개월 이내 발견할 때가 많다.) 2~3주 정도가 지나면 저절로 수유 문제가 해결되기도 한다. 따라서 ‘설소대 짧음’이라 해서 곧바로 수술하는 것 보다 시간을 갖고 아기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설소대 수술이 성행한 사연

2000년대 초반부터 약 10년 정도 설소대 수술이 유명세를 탔다.

그 배경에는 설소대를 자르는 편이 영어 발음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사연이 있었다. (더불어 영어 조기 유학 붐도 같이 일었다.)

설소대 수술이 성행을 이루자, 산후조리원에서 간호사 및 산후 도우미들이 아기 설소대가 짧은지 보고 특정 병원으로 안내하는 행태도 유행했다.

실제로 설소대 단축증은 발음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ㄷ, ㄹ, ㅈ, ㅅ’, 영어에서는 ‘R’, ‘th’ 발음이 불편한 예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설소대가 짧아도 해당 발음을 잘하는 경우도 있다.

설소대 수술에 대한 전문가들의 갈리는 의견

위의 의견들을 종합하자면 설소대가 짧아도 모유 수유 및 발음에 미치는 영향이 없을 수도 있다. 게다가 모유 수유의 문제도 아기가 자라며 개선될 수도 있다.

발음 장애 역시 4세 이후까지도 고쳐지지 않으면 그때 해도 된다는 전문가도 있다. 설소대 자체가 첫돌 무렵 저절로 퇴화하는 사례도 있다. (「초보 부모를 위한 의사 아빠의 육아 상식사전 – 서정호 저」 참고.)

그럼에도 여전히 신생아들에게 설소대 수술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아기가 어리면 어릴수록 설소대 수술이 용이하다. 생후 6주 이전에는 별도의 마취 없이 외래진료로 설소대 제거 시술을 할 수 있다. 또 자른 부위에 별다른 봉합 없이 지혈을 통해 제거술을 마칠 수 있다.

아기가 돌 무렵이 되면 설소대 두꺼워져 출혈량이 늘어난다.

또 마취 과정도 필요하다. 제거 후 상처 부위를 녹는 실로 봉합한다. 이런 연유로 조금이라도 아기가 어릴 때 설소대 수술을 한다. (어릴수록 제거 방법이 간단하고 아기에게 부담이 덜 되므로.)

이처럼 설소대 수술을 두고 의사들조차 각각 다른 견해를 갖고 있기에, 대부분 설소대 단축증의 수술에 대한 선택은 엄마, 아빠에게 맡긴다.

‘설소대 짧음’이 아주 명확한 사례가 아니고서는 전문가들도 명확한 지침을 제시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설소대 수술 선택하는 엄마, 아빠들

조건이 이렇듯, 설소대는 시간이 지나면 염려되는 문제가 개선되거나 발현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엄마, 아빠들이 수술을 선택하는 이유는 조금이라도 아기가 어릴 때 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작은 부담으로 더 큰 위험을 회피하려는 심리로 신생아들을 안고 병원으로 향한다.

별가루의 예방접종을 위해 집 앞에 소아과를 자주 찾았다. 몇 번 방문하지 않아 그 소아과가 설소대 수술로 유명한 곳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인근 지역에서도 어린 아기들을 품에 안은 부모들이 줄을 이어 방문했다.

진료받고 나오는 아기들의 자지러지게 우는 모습을 자주 접했다. 아기 울음소리만큼 무거운 표정의 엄마, 아빠들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눈물짓는 부모들도 많았다.

어떤 마음으로 설소대 수술을 선택했을지 직접 겪지 않은 나로서는 헤아릴 수 없다.

다만 아기가 어리면 어릴수록 닥친 문제의 결정은 부모의 몫이고, 그것을 감당하는 건 아기의 몫임을 잘 안다. 그것이 너무 가슴 아플 때가 많다는 것 역시 잘 안다. (나 또한 별가루의 아빠이므로.)

그런 측면에서 설소대 단축증은 참으로 힘든 결정을 부모에게 강요한다.

어쩌면 이 글이 설소대 수술에 대한 뾰족한 답을 찾는 엄마, 아빠들에게 더 어려운 고민을 안겨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불편함 마음을 갖고 그들의 근심이 너무 큰 짐이 되지 않길 바란다.)

우리는 모두 당장 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가지만, 그 선택이 좋은지, 아닌지 또는 맞는 것인지, 틀린 것인지는 시간이 지난 뒤에야 어렴풋이 드러날 때가 많다.

어떤 선택이든지 그것은 아이를 위하는 것이니 엄마, 아빠들의 결정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