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두증(단두증) vs 영아 돌연사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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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의 머리를 만져보면 물렁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직 유합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인데 온전히 자리 잡는 데는 약 2년이 걸린다. 아기가 어릴수록 머리 모양이 튀어나오거나 일그러진 사두증(단두증)이 많은 이유다.

많은 부모가 예쁜 두상 또는 정상적인 머리 모양을 만들기 위해 아기를 이리저리 돌려 눕히거나 엎어 재우기도 한다. 문제는 이 방법이 영아 돌연사 증후군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사두증(단두증)은 왜 생기는 가

옛날 어른들이 뒤통수가 납작하면 “어릴 때 순했나 보다”라고 했던 말이 아주 근거 없는 것이 아니다.

신생아의 머리뼈는 완전히 다 붙어 있지 않고 조각조각 나눠진 상태로 태어난다. (그렇지 않고서는 자연분만할 수 없다. 신생아 콘헤드가 나오는 이유.) 그래서 한 방향으로 오래 누워 지낼 경우 한쪽에만 압력이 가해지고 뇌의 무게도 그쪽으로만 치우친다.

아기의 두상이 자연스레 삐뚤어진다.

저체중아, 신생아 황달 등으로 중환자실이나 인큐베이터에 있는 아기들은 한쪽으로 치우친 자세로 오래 지낸다. 이 아기들에게서 눌려있는 머리 모양이 많이 발견된다.

울퉁불퉁 튀어나오거나 찌그러진 머리 모양을 사두증, 뒤통수가 납작한 형태를 단두증이라 한다. 머리가 완전히 단단해지기 전에 대천문(앞숫구멍), 소천문(뒷숫구멍)을 누르면 안 된다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이다.

아기 두상 교정 헬멧 착용 중인 아기


혹자는 머리 모양이 예쁘지 않더라도 치명적인 문제는 아니지 않냐고 반문한다.

머리가 삐뚤어지면 안면 비대칭이 초래될 수 있다. 확정적으로 통용되진 않으나 사두증 아이에게 발달 지연 증상이 나타난 연구도 있다.

영아 돌연사 증후군

영아 돌연사 증후군은 12개월 이하의 영아가 사망했을 때 부검이나, 사망 당시의 상황, 병력 등을 검토해 특별한 원인을 밝힐 수 없는 것으로 정의한다.

영아 돌연사 증후군의 전체 중 95%가 6개월 미만 아기에서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발생률은 1천 명당 0.31명 정도로 추정한다. (「잘 먹고 잘 놓고 잘 자는 0~3세 육아 핵심 가이드 – 류인혁 저」 참고)

1992년 미국에서는 아기를 엎어서 키우는 것이 영아 돌연사 증후군과 직접적 관련이 있다고 보고 똑바로 재우기 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졌다.

그 결과 영아 돌연사 증후군 발생률이 43%나 감소했다. 그 영향으로 머리 모양이 둥근 아기보다 평평한 아기가 많아졌다.

예쁜 머리 모양 챙기다 아기를 잃을 수 없으므로 지금은 상식처럼 엎어 재우기 대신 똑바로 재우기가 표준화되었다.

여기에 더해 푹신하거나 물렁물렁한 침구류는 잠든 아기의 기도를 막을 우려가 있어 가까이 두지 않는다.

미국에서 1990년부터 1997년까지 어른 침대에서 아이가 같이 자다 사망한 515개의 사건을 분석해 보니, 121명이 어른의 몸에 깔려 죽었고 394명은 원인 모를 압박이 머리에 가해져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잊을 만하면 이런 뉴스가 언론을 통해 전해진다.

이런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부모가 아기와 같은 공간에서 자되 자는 공간은 분리한다. 이를테면 안방에서 같이 자지만 같은 침대에서 자지 않는다.


위험은 피하며 사두증(단두증) 예방하는 법 3가지

사두증(단두증)을 피하는 궁극적인 방법은 아기를 여러 방향으로 눕히거나 엎드리게 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는 영아 돌연사 증후군 같은 심각한 사항과도 연관된 만큼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 예방법이 필요하다.

➀ 빠르면 3개월, 보통 4개월이 되면 신생아 목 가누는 시기가 된다.(늦어도 5개월이 되면)

이때 아기가 배로 엎드려 머리를 들고 있는 시간을 하루 30분가량 확보한다. (흔히 말하는 터미 타임을 갖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아기가 목을 가눌 수 있는 시점부터 깨어있을 때만 해야 한다. 꼭 보호자가 아기 곁에서 이를 지켜봐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아기 고개가 푹 꺼진 뒤 지쳐서 다시 고개를 들지 못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누워 있을 때도 모빌이나, 아기가 관심을 가질 만한 거울, 책, 장난감 등을 평소 눕지 않는 방향에 두고 시선을 유도해 보는 것이 좋다.

⓶ 물리치료를 통해 한쪽으로 굳어진 근육을 이완하고 반대쪽 근육을 강화해 주는 방법도 유용하다.

물리치료 전문가를 통해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는 한편, 부모도 그 방법을 함께 배운 뒤 집에서 수시로 관리를 해줘야 한다. (단두증이 있는 아기를 돌보는 지인은 밤에 부부가 돌아가며 보초를 서, 잠든 아기를 2~3시간마다 다른 자세로 돌려 눕혔다고도 한다.)

➂ 수술 전 마지막 대안으로 두상 교정 헬멧을 사용한다.

사두증(단두증)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 그 정도가 심하고 6개월 전후가 되었다면 두상 교정 헬멧을 처방하기도 한다.

생후 12월이 지나면 머리가 제법 단단해져 아기 두상 교정이 어렵기 때문에 6개월 무렵부터 4~6개월간 집중적으로 헬멧을 사용한다.

두상 교정을 시작하면 하루 23시간씩, 아기가 자라는 것까지 고려해, 헬멧 내부 폼을 깎아내며 장기간 사용해야 한다.

꽤 힘든 치료 방법이므로 이 단계가 오기 전 사두증(단두증)을 조기에 발견해 쉬운 방법으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10개월부터 교정 효과가 떨어지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