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도 없는 노로 바이러스 예방 (feat. 5년 만에 대유행)

  • 카카오톡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지난주, 아이가 설사를 시작하더니 나도 다음날부터 화장실을 들락날락했다.

다행히도 아이는 하루 지나 증세가 호전되었다. 나는 이틀간 50번 넘게 화장실을 다녀왔다.

노로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장염이었다. 속이 메스꺼워 토할듯했다. 음식은 고사하고 물만 겨우 마셨다. 그것도 먹은 거라고 밤새 화장실과 침대를 왔다 갔다 했다.


확산되고 있는 노로 바이러스

노로 바이러스는 겨울철에 유행한다.

흔히들 배탈과 설사라 하면 여름철 식중독을 떠올리는데 겨울에는 노로 바이러스. 이놈이 문제다.

노로 바이러스는 코로나19가 국내 상륙하기 전인 2020년 1월에 가장 많은 감염자를 발생시켰으나 5년만인 2024년 1월, 더 많은 감염자를 만들어내고 있다.

문제는 감염자 중 6세 이하의 어린이 비중이 제일 많다는 것이다. 노로 바이러스 증상은 주로 설사와 구토이다.

딸아이는 화장실로 뛰어가던 중 팬티에 실수하는 상황이 여러 번 있었다. (그리고는 “이상하다. 아빠 미안해.”라 말하는 별가루)

노로 바이러스 감염으로 아픈 딸을 간호하는 엄마와 아빠

배가 아프다며 ‘약손’ 하며 배를 문질러달라던 아이는 갑자기 침대 위에 토하기도 했다. 아이도 나도 깜짝 놀라 당황을 감출 수 없었다.

다행히 아이는 열이 나거나 오한 등의 증상은 없었다. (불행히도 다음날부터 나는 설사, 구토, 오한, 발열 등, 노로 바이러스의 전형적인 증상을 모두 겪었다.)

쉽게 전염되는 노로 바이러스 감염

겨울철 수산물을 잘 못 먹을 경우 노로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흔히들 여름에만 이런 음식을 조심하는데 겨울철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단 감염된 사람의 타액(침, 대변, 구토물 등)에 의한 전염력이 강하다. 감염자가 일상생활 중 만지는 물건들을 통해서도 전염이 용이하다.

노로 바이러스 증상으로 아픈 딸

노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하루 내지 이틀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발현된다. (주로 설사)

나의 경우는 별가루가 설사 증세를 보인 뒤 다음 날부터 아프기 시작했다. 아이로부터 전염된 것은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잠복기를 따져보면 내가 먼저 걸려서 딸아이에게 옮겼을 수도 있다. 면역력이 약한 별가루가 더 짧은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났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노로 바이러스의 전염력은 그 증상을 한창 앓는 중에 가장 강하다. 단 어느 정도 호전된 뒤에도 감염자는 전염이 가능한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 (다 나은 뒤에도 통상 3일가량 전염 가능한 인자가 확인된다. 길게는 2주까지 전염성을 유지한다.)

백신도 없는 노로 바이러스

노로 바이러스가 겨울철에 기승을 부릴 수 있는 것은 추위에 아주 강하기 때문이다. 보통의 다른 바이러스와 달리 노로 바이러스는 영하 20도에서도 살아남는다.

또 고온에 대한 내성도 어느 정도 갖고 있다. 60도까지는 30분 정도 가열해도 생존할 수 있는 저항력이 있다.

더 주의할 점은 현재까지 노로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백신이 없다. 항바이러스제 역시 없다. 따라서 진부하나 일상 중 청결을 지키는 예방법이 중요하다. (손 씻기 등)

수산물 등 음식을 먹을 때 가열하여 조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70도 이상의 고온으로 5분 또는 100도 이상 1분 정도 열을 가하면 노로 바이러스는 소멸한다.)

또 감염자가 있는 환경(가족 구성원 중)이라면 화장실 사용 후 변기 뚜껑을 닫은 뒤 물을 내리도록 한다. 변기 물이 내려가며 배변 내용물의 감염 인자가 외부로 전염될 수 있다.


3일 후 일상으로 복귀

별가루는 죽을 두 끼 먹고 보리차를 먹으며 유치원에 등원하지 않았다. 하루를 푹 쉬고 나니 설사가 멎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나는 다행스럽지 못했다. 나는 이틀 꼬박 죽을 먹었다. 수분 섭취가 관건이라 하여 이온 음료를 연이어 들이켰다. (탈수가 올 수 있으므로) 병원에서 받은 지사제를 식사 후 한 포씩 3번 먹고 나니 설사는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

노로 바이러스의 전염으로 감염된 아빠

3일째 증세가 호전되어 죽 대신 다른 음식을 먹었다. (논외로 죽만 먹다 보니 간이 된 음식이 얼마나 맛있는지 새삼 알게 되었다.)

지난 며칠간 우리 가족에게 찾아온 불청객 노로 바이러스로 딸과 나는 한참 애를 먹었다. 이 무서운 녀석이 당분간 계속 유행한다고 한다. (언론에서는 2월 말까지 유행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지나 보니 그래도 이만하길, 이렇게 지나간 게 다행이다 싶다. 무엇보다 어린아이들이 감당하기에는 그 증상들이 만만치 않다. 모쪼록 아이들이 이 겨울을 노로 바이러스를 모른 채 지나가길 바란다.